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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Business

60. P2P 투자 주의보 (Feat. 테라펀딩)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서 높은 수익을 안겨주던 P2P 투자에 부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P2P 금융 업계 1위인 테라펀딩의 경우 올해 1월 첫 손실(29%)을 기록한데 이어서 3월에는 전액 손실(100%)을 발생시키고야 말았습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에게는 그동안의 투자 이익금을 한 번에 날려버리게 된 이벤트였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은 강제로 테라펀딩을 졸업한 상태입니다. 테라펀딩은 원금손실을 기록한 투자자들에게는 평생 플랫폼 수수료를 면제해준다고는 하지만 누가 과연 테라펀딩을 다시 신뢰하고 투자할까요?

 

 

그런데 놀라운 점은 아직도 테라펀딩 상품들이 매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케팅 효과일까요? 잘 이해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아마 투자자들이 P2P 투자에 대해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테라펀딩 공식 홈페이지에는 누적 투자액, 누적 상환액, 원금 손실률(총 누적 투자액 기준), 평균 수익률, 누적투자건수, 연체율(대출잔액기준), 연체율(총 누적 대출기준), 재투자율을 한 달에 한 번씩 업데이트하여 공시하고 있습니다.

 

<3월 31일 기준>

항목   전월대비 등락률
누적투자액 1조 911억 +302억 +2.85%
누적상환액 7,936억 +164억 +2.11%
원금손실률(총누적투자액기준) 0.31% - -
평균수익률 11.91% -0.05% -0.42%
누적투자건수 1,387,941건 +31,671건 +2.34%
연체율(대출잔액기준) 17.59% -1.39% -7.32%
연체율(총누적대출기준) 4.79% -0.29% -5.71%
재투자율 67.69% +1.78 +2.70

 

신규 투자자가 상기 집계된 지표만 가지고 투자를 할지 말지에 대한 옳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테라펀딩에서 보여주고 있는 데이터는 FACT일 테지만,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사지된 지표로 보입니다.

 

산수를 해보겠습니다. 원금 손실률이 총 누적 투자액의 0.31%라고 합니다. 그럼 33.8억입니다. 3월 말 전액 손실 처리된 세종시 근린생활시설 신축사업만 총 30억 규모입니다. 1월에 손실 처리된 상품의 규모도 9억입니다. 테라펀딩은 1월에 원금 손실된 부분에 대해서 특별 리워드 명목으로 4.26억을 투자자들에게 환급해주었는데, 이 금액과 더불어 그간 지급된 이자까지 손실 규모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입니다. 39억 기준으로 원금 손실률은 0.31%가 아니라 0.36%입니다.

 

그리고 누적 투자액 대비 원금 손실률이 정말 중요할까요? 연체로 전환된 상품 중에 만 2년이 돼가는 상품도 있습니다. 원금손실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계속 연체 상태로 머무르는 것입니다. 누적 투자액 대비 원금 손실률은 시간에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희석되는 지표일 뿐입니다.

 

또한 누적투자건수는 말 그대로 투자자들이 투자한 건 수입니다. 전혀 중요한 지표가 아닙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대출잔액기준의 연체율이 중요할까요? 저는 대출 규모가 아니라 대출 건수로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출잔액은 테라펀딩이 모집하는 규모라기보다 대출자가 필요로 하는 규모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테라펀딩의 현재 상황을 건수별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지표를 테라펀딩에서는 직접 공시하고 있진 않습니다.

 

<4월 16일 자 테라펀딩 누적 상품 건 수 및 상세>

  누적 계 상환완료 지연 연체 상환중 모집 지연연체/누적계 지연연체/잔여계
건축자금 2,098 1,764 31 133 152 18 7.82% 49.10%
부동산담보 1,335 910 1 0 405 19 0.07% 0.24%
3,433 2,674 32 133 557 37 4.81% 21.74%

 

여기서 눈 여겨봐야 할 지표는 지연·연체되고 있는 상품 건 수를 누적 상품 건 수가 아니라 상환이 완료된 상품을 제외한 건 수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테라펀딩의 상품 관리 능력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비율현재 49.10%입니다. 진행 상품 2개 중 1개는 제시간에 상환이 되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또한 위 표에 명시되어 있진 않지만, 지연·연체 건수 - 상환 중인 건수 비율이 무려 107.89%입니다.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보시나요? 저는 앞으로 이 지표를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입니다.

 

2017년 7월 초에 투자된 상품이 아직까지 상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당 상품은 12.63%의 이율과 13개월 상품으로 2018년 7월 말에 상환이 되었어야 합니다. 조만간 만으로 2년이 되는군요. 이 상품에 500만 원을 투자했고 원금을 2020년 7월에 회수받게 된다면, 연 이자율 3.5%도 안 되는 상품에 투자한 셈이 됩니다. 3.5%도 높은 수준 아니냐고요? 저 같으면 차라리 마음고생하지 않고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에 투자하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과연 7월에라도 원금 회수가 될 것인지 여부겠죠.

 

테라펀딩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임직원 수는 135명이며 변호사 1명, 감정평가사는 1명에 불과합니다.  135명 중 상당수는 개발인력일 것입니다. P2P 금융 업계 1위 업체 치고는 조직이 얇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매일같이 15개 이상의 상품이 오픈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정도 인력 가지고 제대로 된 분석과 평가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리하면 P2P 투자 시 높은 수익률에만 현혹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투자를 하기로 결정하셨다면, 건축자금(신규, 리파이낸싱)보다는 담보가 확실한 상품에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추가로 테라펀딩에 한마디 하자면, 현재 귀사에 중요한 것은 하나라도 더 많은 신규 상품을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연·연체된 상품을 투자자 입장에서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투자자들이 다시는 테라펀딩을 찾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규 투자자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표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피해를 입는 투자자들의 수가 매우 많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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